<네이버웹마스터도구> <구글 서치콘솔> '뒤샹의 샘' 등을 통해 본 '오브제'란 무엇인가? feat. <원작 없는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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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샹의 샘' 등을 통해 본 '오브제'란 무엇인가? feat. <원작 없는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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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샹의 '샘'이라는 작품을 직접 본 분들도 계실 텐데요... 사실 저는 실물 영접은 하지 못했지만 얘기는 많이 많이 들어봤어요. 하지만 다다이즘이니 오브제니 하는 개념도 잘 모르고 그냥 '유명한 사람이 변기를 가져다 놓고 작품이라고 했나 보다'라는 정도로 생각했지요. 그런데 강홍구 작가님의 <원작 없는 그림들>을 보며 조금 이해의 깊이를 더할 수 있어서 정리하는 차원에서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1. 오브제란 무엇인가?
 
먼저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긴 설명이 필요할텐데요, 현대미술에서 자주 말하는 오브제(object)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오브제의 일반적 의미는 '객체 또는 대상'이라는 뜻이죠. 인간이 시각, 청각, 촉각 등의 감각을 통해 인식할 수 있는 물건 물체라는 뜻도 있고, 인간이 인식하는 대상이 되는 정신적, 물질적인 것 모두를 포함하는 대상, 객체라는 뜻도 있습니다. 
이 오브제라는 말이 미술사에 전면으로 등장한 것은 입체파부터입니다. 피카소와 브라크의 작품이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등나무 의자가 있는 정물-피카소

 

트럼프가 있는 정물-브라크

 
 
미술에서 말하는 오브제의 특징 중 하나는 사물을 일상적인 의미에서 떼어놓는 것입니다. 어떤 특정한 사물이 가지는 일반적인 이미지나 역할에서 일탈시켜 다른 문맥에 놓는 것이 오브제의 첫 번째 조건인 것이죠. 예를 들면 뒤샹의 '샘'에 나오는 변기는 일반적인 소변을 보는 역할에서 벗어나 미술관에 작품으로 전시된 것을 말합니다. 때로는 화면의 한 요소로 첨가되기도 하고 다른 사물들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띠는 오브제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술에서 오브제는 어떻게 사용되고 있을까요?
첫째, 예술 작품의 주제나 소재로 다루어지는 정물화의 정물, 풍경화의 풍경, 인물화의 인물 등이 있습니다(작품의 대상이 되는 외부 세계). 그러나 이들은 현대미술에서 말하는 오브제 개념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둘째, 입체파에서처럼 인위적으로 만든 작품 자체가 오브제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화면에 오려 붙인 신문지나 벽지처럼 묘사 대상이면서 실재하는 물체가 되는 경우입니다. 이때 오브제는 대상과 물체라는 요소가 통합됩니다. 미술에서 말하는 오브제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입체파의 오브제는 손으로 만들어진 작품의 일부로 존재하며 독립성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섯째, 일상적인 사물을 전시장에 가져다 놓는 행위를 통해 작품으로서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뒤샹의 변기가 바로 그렇지요.

샘-뒤샹

 
넷째, 초현실주의, 팝아트, 네오다다, 누보레알리슴 등에서 볼 수 있는 오브제와 오브제 또는 오브제와 이미지의 결합이 있습니다. 이때의 오브제는 회화에서의 물감이나 조각에서의 돌과 마참가지로 표현 수단이 됩니다. 뒤샹 이후 가장 널리 사용되는 일반적인 사용 방법입니다. 
 
2. 오브제의 효시
 
미술사에 오브제가 처음 등장한 것은 입체파 시기인데 왜 사용하게 되었을까요?
서양미술의 큰 골자는 우리 눈에 보이는 세계를 재현하려는 시도의 연속선 상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상파 시기에 이르러 기존의 원근법이나 색채 등이 무시되고 세계를 재현하는 것보다 이지적인 방법을 통한 시각적인 회화가 등장하기 시작했죠. 그러나 마찬가지로 세계를 화면에 담으려는 시도는 매일반이었습니다.
입체파도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이들은 단일 시점을 포기하고 다시점을 선택한 것에 차이가 있습니다. 즉 대상을 보는 방법을 한 시점이 아닌 다양한 시점에서 바라보고 이를 화면에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그 결과 대상이 해체되고, 물체와 배경이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공간의 연속성이 사라지게 되엇죠. 어떻게 보면 그림이 복작하게 해체되어 난해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을 지적인 방법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의도와 달리 비현실적인 그림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그림에 현실감을 갖는 방법을 찾다 보니 종이를 비롯한 물건을 화면에 붙이는 파피에 콜레(papiers colles)라는 방법이 등장했습니다
( 위쪽에 첨부한 <등나무 의자가 있는 정물> 참고해주세요. )
 
이것이 서양미술사에 최초로 등장하는 현대적인 오브제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분여진 천이나 신문지는 독립적인 성격을 갖지 않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은 의미의 오브제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화면 전체 구성 요소) 그러나 직접 그리지 않아도 미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었기 때문에 의미 있는 행보였습니다.
 
3. 오브제의 변모
 
뒤샹의 '샘' 등 다다 작가들에 이르러 오날날과 같은 의미의 오브제가 자리르 잡았습니다. 그러나 작가들의 오브제에 대란 관점과 관념은 서로 달랐습니다. 
 

세 개의 꽃병-한스 아르프

 

첫 번째 메르츠바우-쿠르트 슈비터스

 
입체파의 오브제와 다다의 오브제가 다른 지점은, 입체파는 오브제가 작품에 현실감을 더하는 보조 수단이라면, 다다는 캔버스를 대체하면서 확실한 표현방법으로 자리를 굳힌 점이죠.
 
초현실주의 오브제는 인간이 의식하지 못하는 잠재의식을 추적하고 시각화하는 도구라는 점에서 차별되지만 기본적으로 변조된 오브제입니다.  인간 잠재의식 내면을 드러내기 위한 심리적 매스 같은 것이라네요. 
 

수술대 위의 재봉틀과 우산- 로트레아몽

 
로트레아몽 수술대 위의 재봉틀과 우산처럼 본래의 자리가 아닌 엉뚱한 상황 속에 위치시키는 데페이즈망(depaysement) 기법을 통해 현실에 감춰진 무의식과 꿈의 세계를 드러내 보입니다.
 

오브제-데니스 오펜하임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오브제는 그 의미의 변화를 통해 상징성을 띤 표현수단이 됩니다. 즉 입체파가 가진 조형의 일부로서의 오브제, 다다가 가진 세계의 진실을 드러내 보이는 비예술적인 도전 결과로써의 오브제에 인간의 욕망, 무의식, 꿈 등을 드러내 보이는 역할을 부여한 것입니다. 
 
4. 새로운 표현 수단으로
 
누보레알리슴은 대량 생산된 상품들과 그 상품의 죽임인 폐품을 미학적으로 의미 있는 물건으로 전화시키는 전략을 구사합니다.

아르망 작품

아르망은 한 가지 사물을 많이 모음으로써, 때로는 서로 다른 사물을 끌어모아 놓음으로써 대상의 성격과 의미를 바꿔버린다. 

글짜 맞추기- 라우센버그

라우센버그는 이른바 컨바인 페인팅을 통하여 사물들을 모아서 그것들을 하나의 기호로 취급한다. 이때 컴바인 페인팅에 사용된 물감 역시 무엇을 묘사하고 재현한다기보다 하나의 사물로서의 역할을 한다. 오브제는 특별한 의도를 지니지 않고 무작위적으로 모여져 스스로 의미를 갖게 된다. 

성조기-제스퍼 존스

제스퍼 존스의 <성조기>는 전통적이고 수동적인 방식을 택했다. 손으로 그려진 회화인 동시에 오브제이다. 즉 묘사 대상과 대상의 결과물이 일치한 것이다. 

브릴로 상장-워홀

워홀의 오브제는 오브제가 아니라 오브제인 척 흉내내는 오브제이다. 상자를 만들고 실크스크린으로 상표를 찍어 모아서 만든 오브제의 모사이다. 워홀은 반복, 집합이라는 점에서 아르망의 전략과 같지만 아르망의 오브제는 진짜이고 워홀의 오브제는 가짜 혹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전혀 다르다. 
 

방석 버거-올덴버그

워홀처럼 모사된 오브제를 활용하는 작가로 올덴버그가 있다. 석고로 만든 햄버거는 석고로 만든 채색된 햄버거로 일상적인 사물들을 전혀 다른 재료로 묘사한다. 그러나 대상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재료를 바꾸고 확대함으로써 대상의 성격이나 대상에 대한 심리적인 충격을 준다. 이는 오브제들이 가진 교훈적 목표라는 힘을 사람들이 다시 보도록 오브제를 모방한 것이다.
 
 
오브제와 현대미술을 이해하는데 조금 도움이 되셨나요?
작품을 찾아 보며 알듯 모를 듯 한 작가의 세계를 이해하느라고 노력했는데 많이 미진하네요.
앞으로 더 공부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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