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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에드워드 호퍼 : 길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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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1882-1967)는 20세기 초 현대인이 마주한 일상과 정서를 독특한 시점으로 화폭에 담아낸 미국의 현대미술 작가입니다. 코로나로 격리를 경험한 우리들에게 고립과 단절, 소외의 정서를 찐하게 보여주는 호퍼의 그림들을 한 번 만나 보실께요.
 

 
에드워드 호퍼는 굉장히 과묵한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림을 통해 표현한 내면의 소리도 정적과 고요가 흐르는 것 같아요. 먼저 <자화상>을 보실께요.

<자화상>

 
미남형의 얼굴에 중절모를 즐겨쓰던 호퍼가 1923-1930년에 그린 자신의 자화상입니다.  시크한 눈빛으로 관객을 응시하고 있네요.
 
다음은 개인적으로 관점이 매우 독특하다고 여겨진 <계단>이라는 작품이예요.

<계단>

 1949년 작품이니 후기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의 구도는 집 안에성 숲이 펼쳐진 밖을 바라보는 풍경인데, 누군가가 들어온 것인지, 나간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구도를 보면 문명의 상징적 공간인 집에서부터 수풀이 우거진 문밖 미지의 풍경으로 시선을 이끌고 있습니다. 호퍼의 작품에서 숲은 종종 문명의 대척점으로서 해석되고, 계단, 창문, 현관문 등의 모티브는 안과 밖을 경계 짓고 양자 간의 시선 이동을 유도하여 상상을 불러 일으키는 소재로 작용한다네요.
 

<햇빛 속의 여인>

<햇빛 속의 여인>은 1961년 작품입니다. 호퍼가 1967년에 사망했으니 그의 말년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빛과 어둠의 대비를 자주 그렸던 호퍼, 그리고 오전 햇살과 저녁의 어둠을 많이 그린 호퍼의 그림 답지요. 강렬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서있는 전라의 여인, 담배를 피우며 무슨 상념에 젖어있을까? 궁금해집니다. 또 침대 아래 놓인 구두가 눈길을 끄네요. 커튼이 살짝 펄럭이는 것을 볼 때 창문이 열려있음을 암시해줍니다. 
 

<오전 7시>

<오전 7시>는 1948년 작품입니다. 배경은 나이액 소재의 주류 밀래 업소입니다. 아내 조페핀의 노트 일지에 보면 안쪽에 당구대가 놓여 있다고 하네요. 시계가 정말로 7시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강한 햇살이 내리 쪼입니다. 이 작품은 금주령이 해지된 지 15년 후인 1948년 케이프코드의 트루로 스튜디오에서 완성된 작품으로 시공간을 오가며 완성한 작가 특유의 사실주의적 특징을 보여준다네요. 금주령이 반포된 시절이어서 그런지 진열대를 보면 술집인지 어딘지 가늠하기 어렵네요. 흥미로운 점은 시간대를 즉정하는 작품의 제목인데요, 이는 호퍼가 공간을 비추는 태양의 움직임과 밝기의 변화를 감지하는 데 주의를 기울였음을 말해준다고 합니다. 
 

<이층에 내리는 햇빛>

<이층에 내리는 햇빛>은 1960년 작품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호퍼의 후기작이 취향에 맞는 것 같아요. 1930년대 말 이후 호포는 기억과 상상력을 결합시켜 작품 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시와 시골을 오가면서 자전적 경험을 곁들여 작품 활동을 하다보니 앞선 <오전 7시>와 <이층에 내리는 햇빛>은 모두 어느 한 순간을 포착해 거기에 자신의 느낌, 경험,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등을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작품도 독특하죠. 매우 정적인 구도에 두 인물이 등장하죠. 독일계 백발의 노인 남성과 젊은 여성. 둘의 관계도 궁금하고, 둘은 무슨 얘기를 나눌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아파트 건물들, 이스트 강>

이 그림은 무슨 공산주의 국가의 강변을 그린 것 같아요. 회색의 무미건조한 아파트들... 사람이 살고 있을까? 웬지 썰렁하고 소통이라고는 일도 없는 그런 아파트 단지 같아요. 호퍼는 뭘 표현하고 싶었던 걸까요???
 

<통로의 두 사람>

<통로의 두 사람>은 오페라 극장에서의 한 장면을 포착해 그린 그림 같죠? 역시나 포착한 장면이 참 특이합니다. 발코니 객석에서 책자를 드려다 보는 여인의 뒷모습, 멀리 2층이나 3층 객석을 올려다 보는 듯한 신사, 코트를 다독이는 여인의 엿모습. 한 공간에 있지만 세 인물은 모두 각자의 행동에 집중하며 개인화된 도시인의 면면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밤의 창문>

호퍼는 사회적, 사적인 공간에서 펼쳐지는 대도시의 풍경과 도시인의 삶을 관찰하며 담아내는 데 집중한 화가라고 합니다. 이 <밤의 창문> 작품을 보면 시점의 특이함이 극대화된 작품으로 보여지는데요, 혹자들이 호퍼를 '관음증적인 화가'라고 말한 이유가 이런 시점 때문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밖에서 실내를 들여다보는 관찰자적 시선은 내외부를 연결하는 장치인 '창문'을 통해서 이루어지는데요, 이런 시점을 영화감독 히치콕도 애용했다고 합니다.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은 뉴욕 어느 길 모퉁이의 술집일까요? 거리가 너무 깨끗하죠? 현실성은 떨어지나 공허함과 적막함, 소외 혹은 고독을 외치기에는 적합한 것 같습니다. 호퍼는 확실히 디테일한 묘사는 지양했네요. 붓터치도 후기로 갈수록 적어지고. 등지고 앉은 손님의 뒷 모습이 너무 쓸쓸해 보이네요. 혼자 술집에서 밤을 지새우는 이유가 뭘까요...?
 

<뉴욕 실내>

<뉴욕 실내>속의 뒷모습, 발레리나 같죠? 바느질하는 뒷 모습입니다. 호퍼가 자화상을 많이 그린 것 보면 얼굴 알리는 것을 싫어 했던 것 같지는 않은데, 작품 속에는 인물이 거의 없거나 아니면 뒷모습, 옆모습 등을 많이 그려 인물의 익명성에 주목한 것 같습니다. 과묵했다는 호퍼 답기도 하구요, 또 낮이나 밖에서의 화려함을 뒤로한 한 인간의 쓸쓸한 이면, 또는 인간은 결국 누구나 혼자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나머지 작품들 감상하실께요.

<황혼의 집>

 

<도시 지붕>

 

<일요일 아침>

 

<맨하튼 다리>

 

<철길의 석양>

 

<푸른 저녁>

<푸른 저녁>은 1914년 작품이예요. 확실히 초기작이라 붓터치가 다르죠?

<센강의 다리>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

 

<퀸스버러 다리>

 

<블랙헤드, 몬해건>

 

<작은 배들, 오건킷>

여담으로 공유와 공효진이 나온 SSG 광고 컷 첨부할께요. 호퍼 작품이 느껴지는지 비교해보세요^^

 

 


유화작품 외에도 에칭, 수채화, 습작 등 많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호퍼의 후기작을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시간대까지 예약하고 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깜놀했습니다. 그만큼 인기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죠.


아직 안 보신 분들 2023년 4월 20일부터 8월 2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니 놓치지 말고 꼭 보시길요~